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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7월상영전 -<경적>, <여행>
  • 드라마  |  0  |  0분  | 
  • 감독 임경동 외.
  • 등급 전체
  • 상영일 : 2010.07.23

작품리뷰

 

길을 헤매는 감독이 <여행(The Journey)>에서 울리는 <경적<The Horn)>

“배를 타고 가다가 아들이 아버지를 버리고 사라진다.” 단편영화를 13분 동안 눈을 부릅뜨고 다 본 후 알 수 있는 사실은 이것 하나뿐이었다. 임경동 감독의 2010년 작품 <여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감정 표현에 능란하지 않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라서인지 그 둘의 관계는 그리 긴밀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서로 증오의 칼날을 날리는 부정적인 관계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아버지가 곧 죽음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늙고 쇠약해 보이지도 않는다. 도무지 아들이 아버지를 여행가자고 꼬여서 배 위에 버려야 할 이유를 알 수 없다.


단편영화란, 짧은 영화라는 이름 밑에, 맥락을 설명하지 않고 서사에 치중하지 않는 영화라는 특징을 품고 있다. 그러다보니 도무지 뭐가 왜 어떻게 되었다는 것인지 상세하게 파악하기는 힘들어도 잔상으로 남는 정서가 중요해진다. 그 정서를 매개로 상상력을 발휘할 때, 불친절한 영화가 전달할 수 있는 대략 삼십육면체 입체 구조의 투시도를 감지할 수 있다.


임경동 감독의 전작인 <경적>도 뭐가 뭔지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탈북자가 실종되었는데, 그것을 조사하는 형사와 보험회사 직원과 아들이 호숫가에 모여서, 극히 짧고 형식적인 대화를 몇 마디 주고받더니, 경적이 고장난 차를 타고 가다가 길 위에 서 버린다.


탈북자는 북한에서 탈출하여 자본주의 사회에 정착하려 하지만, 실질적으로 무난하게 적응해 사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보험이란 자본주의 사회의 제2금융권의 꽃이다. 탈북자 아버지가 실종되고, 탈북자 아들은 아버지가 가입한 보험금을 받게 되고, 보험회사 직원인 또 다른 탈북자는 묵묵히 이 상황을 받아들인다. 뭔가 수월하게 흘러가지 않는 내막이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탈북자 아들이 꺼내 보고 한숨을 짓던 약병속의 메모는 무슨 내용인가? 유서이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다면 실종이 아니라 자살일까? 보험회사 직원은 그것을 알게 되면 보험금 지급을 할 수 없다고 회사에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닐까? 탈북자 아들과 탈북자 보험회사 직원은 상황의 중대한 열쇠를 지닌 것으로 보이는 약병 속 메모를 보고 아무 말도 없이 한참을 호숫가에 나란히 앉아 있기만 했던 걸까?


경적이란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서 울리는 소리이다. 영화 초반 탈북자가 아닌 유일한 등장인물 형사가 경적이 고장난 것을 발견했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탈북자들의 침묵의 향연을 보고난 후, 어스름한 도로에서 울리는 고장난 경적 소리는 머릿속에 경고의 불을 번쩍 켜주는 것 같다. 끄려 해도 꺼지지 않는 위험 신호가 울리고 있다.
한 감독의 단 두 작품을 보고서 그 감독의 경향을 말하기는 힘들지만, 임경동 감독의 두 작품의 공통점을 보고서 혹시 감독이 추구하는 뭔가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눈에 띄는 공통점은 우선 차가 나오고, 길이 나오고, 큰 물(바다 혹은 호수)이 나오고, 소리로 끝나고(<경적>은 자동차 경적소리로, <여행>은 배의 경적소리로 끝난다),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거나 상황을 설명하지 않는 간단한 대화가 전부라는 것이다.

특히 일상적인 공간과 상황이 아니라 비일상적인 공간과 상황을 설정한다는 것은 영화를 구성하는 가장 우선적이며 중요한 특징으로 보인다. 길 위에서 단편적으로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을 담아내는 데 주력하는 것이 감독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이라면, 감독이 추구하는 것을 추론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도 한번 물어봐야겠다. 왜 주거지에 머물지 못하고 길을 헤매고 다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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