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본문 바로가기

서브메뉴바로가기

오!재미동

유틸메뉴

  • 로그인
  • 회원가입
  • 센터일정

주요메뉴

  • 아카이브
    • 이용안내
    • 영상,서적 검색
    • 추천DVD
  • 갤러리
    • 이용안내
    • 이달의 전시
    • 지난 전시
    • 창작지원
  • 극장
    • 극장소개
    • 대관 신청
    • 이달의 상영
    • 지난 상영
    • 리뷰 및 GV
  • 교육실
    • 교육안내
    • 이달의 교육
    • 지난 교육
    • 교육 자료실
  • 오!재미동
    • 공지사항
    • 오!재미동 소개
    • 찾아오시는 길
    • Q&A
    • 자유게시판
  • 공간대관/장비대여
    • 커뮤니티룸
    • 장비 대여
  • 극장소개
  • 대관 신청
  • 이달의 상영
  • 지난 상영
  • 리뷰 및 GV
궁금하신 점은 센터에 물어보세요. 문의전화 : 02-777-0421 센터 운영 : 월~토 OPEN 11:00 CLOSE 20:00

오!재미동 소식을 편하게 메일로 받아보세요!

home > 극장 > 리뷰 및 GV

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송여사님의 작업일지(2011, 나비 연출)
  • 다큐멘터리  |  2011  |  39분  |  한국
  • 감독 나 비
  • 등급 전체
  • 상영일 : 2011.05.01~2011.05.31

작품리뷰

사는 것과 운동하는 것, 그 차이와 관계

- <송여사님의 작업일지(2011, 나비 연출)>

오!재미동 5월 정기상영전 `그녀들이 돌아왔다`

밥 짓고 설거지하는 모습이 익숙한 엄마, 그리고 해고당한 후 노동운동하는 낯선 엄마. 여성영상집단 반이다의 작품들에는 대개 감독의 가족들이 대거 등장한다. <송여사님의 작업일지>도 감독의 어머니가 주인공이다. 감독의 어머니 송여사님이 가스검침원으로 일하다가 해고를 당하고 나서 동료들과 함께 사주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며 노동운동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 주된 이야기이다. 그러나 노동운동이 다뤄진다고 해서 스펙터클한 장면을 기대해선 안 된다. 커다란 시위도 공권력의 진압도, 노동자의 권리 투쟁을 다룬 여타 다큐멘터리의 관성적인 장면들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는 딸의 카메라와, 딸이자 감독인 화자의 나레이션이 자분자분하게 흐른다.

감독은 설거지하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물론 구성상 어머니의 인터뷰가 앞서고 있지만, 어머니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으로 볼 때, 설거지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장면은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촛불집회에서 팔을 흔들고 노래를 하는 자신의 모습이 나오고, 딸에게 제대로 좀 살아보라는 말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여성노동자로서 투쟁을 시작하는 어머니를 염려하는 딸의 나레이션이 뒤를 잇는다.

딸은 자기가 운동권이면서 어머니의 운동을 염려하고 있다. 사는 일에 능숙한 엄마는 운동권 딸이 폼나게 살 궁리를 하지 않는다며 타박한다. 무엇보다도, ‘사는 것’만 알았던 어머니가 늘그막에 ‘운동하는 것’을 시작하려 한다.

이 작품은 소품 같은 느낌의 짧은 것이지만 ‘사는 것’과 ‘운동하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질문하는, 실로 어머어마한 범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딸이 남들마냥 예쁘고 폼나게 살지 않고 운동판이나 쏘다니는 것이 못마땅했을 송여사님이 스스로 노조의 필요성을 말하고 사주와 강경하게 대립할 힘을 갖게 되는 것은, 사는 것에서 운동하는 것으로의 변모가 아니라, 사는 것에 포함되는 것으로서의 운동임을 확인하게 해준다.

그러므로 왜 살 궁리는 안 하고 운동 따위를 하고 다니냐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딸이 엄마의 출발점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것도 운동이 사는 것의 일환임을 확인하게 해주는 또 다른 측면이다. 잘 살아보자고 운동하지만 때론 운동이 사는 것을 위태롭게 하고 힘겹게 만든다는 것을 딸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말하기 위해 감독은 초반에 자신이 팔을 흔드는 장면과 엄마가 자신을 타박하는 장면을 배치한 것이다.

여성영상집단 반이다에서 제작한 작품들은 기꺼이 감독 자신이 등장하고 감독 자신이 깊게 연루된 이야기를 다룬다. 게다가 더욱 유난한(?) 공통점은 아버지 혹은 어머니와의 관계가 매우 끈끈하고 정겹다는 것이다. (특히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처럼 예민한 ‘다름’을 다루는데도 불구하고 그 관계는 훼손되지 않았고,) <송여사님의 작업일지>에서는 마치 친구처럼 대화하며 바라보는 모녀의 관계가, 짧게나마,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보통 운동권 자녀들이 부모님들과 극도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던 많은 사례를 보다가, 이런 따사로운 정경을 보는 것이 오히려 생경하다.) 반이다가 주로 다루는 주제가 냉정하게 사회를 판단하는 날이 선 시선을 요구하는 것이라 해도 기본적으로 따뜻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감독들이 가까운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의 성격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운동권 자녀가 보수적인 부모와 대립하는 것은 주로 사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철저히 구분하는 태도 때문이다. 따라서 감독이 운동을 사는 것의 일환으로 보는 시선 또한 관계의 성격으로부터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 글 : 이현정 다큐멘터리 감독.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