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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결코
쉽고 간단하게 풀어낼 수 없는 화두이다. 삶에는 너무 많은 죽음들이 공존하기에 어쩌면 현대 사회에서
죽음이란 이미 진부한 소재로 취급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인간의 유한한 삶에 있어서 죽음이란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철학적 문제이기도 하다. 카뮈는 계속 살 지, 죽을
지에 대한 고민이란 철학적 자아로써의 시작이라는 말도 남기고 있다. 아마도 매 순간 우리는 이 삶을
계속할지에 대한 고민을 은연 중에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족이라는 존재와
관계는 인간이 쉽게 선택하고 결정지을 수 없는 만큼 지독하게 한 개인과 엮여있다. 그런데 그 속에서
어떤 부재, 즉 죽음을 경험하는 일은 매우 강렬한 자극이나 흔들림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가족사들이 죽음과 연결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어려운 화두와 함께 선정된 다섯 편의 영화 중에서 특히 <랜드
오브 플렌티 Land of Plenty>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잠을 자던 여 주인공은 급작스럽게 깨어나 기도를 한다. ‘신, 당신만이 나의 두려움을 아십니다’ 라는 그 인상적인 대사는 아마도
인간이 언젠가는 겪을, 또는 이미 겪은 마음의 상실에 대한 크기를 가늠케 하였다. 모두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것, 죽은 자를 떠나 보내지 못하는
어떤 가족들의 바닥 없는 슬픔에 함께 애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