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No. 253
백승화
안전가옥
선정과 글. 황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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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 숙종이 고양이를 끔찍이 아꼈다는 사실을 모티프로 하여 탄생한 소설 ‘성은이 냥극하옵니다’는 영화 <걷기왕>과 <오목소녀>를 연출한 백승화 감독의 첫 경장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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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손의 처소로 쓰이던 작은 방에는 비단을 덧댄 침구, 짚으로 만든 쥐 모양 인형, 자개로 장식된 고양이용 탑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것들과 함께 있어야 할 딱 하나만 빼고. 임금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금손이 사라졌다.』
본문 30p.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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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왕이 ‘냥줍’을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왕의 고양이 금손이 사라지면서 흥미진진한 추리 활극으로 전개된다. 주인공은 서얼 출신의 전직 포교 변상벽. 빼앗긴 관직을 되찾고, 임금 덕후 아버지 변대감에게 큰소리 땅땅 치고자 노비 쪼깐이와 함께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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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별장, 변상벽은 묘마마를 앞세우고 별장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특별한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간혹 여인네들이 한데 모여 수군대길래 무슨 중요한 얘기라도 하는가 싶어 다가가 보면, 새끼 고양이의 말랑말랑하고 분홍분홍한 발바닥을 찬양하고 있질 않나, …(중략)… 온통 이 고양이, 저 고양이, 간혹가다 대감 욕, 그리고 또다시 고양이 얘기 뿐이었다.』
본문 82p.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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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행방을 따라가면서 점점 드러나는 왕권을 둘러싼 계파 간 싸움과 음모. 거기에 서민들의 팍팍한 삶의 모습과 시대상, 그리고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조선시대 고양이 집사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일단 이야기에 발을 들이면 쉽게 빠져나갈 수 없다. 퓨전 사극답게 조선 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언어에 현대의 문화적 요소들이 결합 되어 읽는 재미도 쏠쏠할 뿐 아니라 생동감 넘치는 상황 묘사와 입에 착착 달라붙는 대사 덕분에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만 같다. 무엇보다 선하디선한 등장인물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연대와 뭔가 모자란 듯 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주인공의 성장과 변화는, 책을 덮는 순간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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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의지는 고양이처럼, 정성을 들이면 줄을 매어 놓지 않아도 곁에 머물며 행복을 선사한다. 《성은이 냥극하옵니다》가 책장 너머로 전하는 메시지다.
출판사 서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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