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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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런 책은 어때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다는 것 (2024.01.)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12.28
조회수: 1337

oh!zemidong Archive 영화/방송/영상이론 No. 281

하마구치 류스케, 노하라 다다시, 다카하시 도모유키

이환미 옮김

모쿠슈라

선정과 글. 정철현

2022년,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해피 아워>(2015)를 만났다.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2021)를 인상 깊게 본 후, 뒤늦게 감독의 전작들을 살펴보던 중 <해피 아워>라는 작품을 알게 되었다. 5시간 17분이라는 매우 긴 러닝타임으로 한 번에 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나 그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는 않았다. 일반적인 영화의 두 배가 되는 러닝타임에도 체감되는 시간은 오히려 짧은 느낌이었다. 익숙하면서도 독특하고 묘한 질감을 가진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긴 러닝타임으로 오!재미동의 상영작으로 정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2022년 4월 토요일 오후에 10분의 인터미션을 포함하여 오!재미동 극장에서 선보였다.

<해피 아워>는 매우 긴 러닝타임 말고도 특별한 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비전문 연기자들과의 즉흥연기 워크숍으로 제작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 흔치 않은 작업의 과정이 소개하는 책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다는 것’에 담겨 있다. 책에는 <해피 아워>의 연출노트와 각본이 포함되어있다. 연출노트에는 워크숍을 진행하며 나눈 의견들, 제작 일지 그리고 메모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것들을 통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만의 연기 지도 방법을 엿볼 수 있다. 또 작품의 각본과 함께 캐릭터의 역사와 관계 같은 묘사들을 다룬 서브텍스트도 담겨있다.

이 책은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2023), <달이 지는 밤>(2022) 등을 연출한 장건재 감독의 제안과 노력으로 번역되었다. 장건재 감독이 영화를 만들며 고민한 부분들이 이 책을 만나 도움이 되었고, 혼자 읽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번역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는 앞으로의 작업에 좋은 실마리가 될 것 같고, 하마구치 류스케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촬영 비하인드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