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수 앵앵이 양의 삶과 죽음
전시기간 : 2004년 11~12월중
전시장소 : 오!재미동 쇼룸
작가: 이수경
"가수 앵앵이양의 삶과 죽음" 이라는 이야기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가수가 되기를 희망하는 한 여인의 삶을 일대기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앵앵’이라는 다소 신파조의 명칭은 작가 수경이 “가장 조악하고 천박한 말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말”이라고 하는데, 다분히 맹목적인 사고의 소유자를 연상시키면서도 그 이면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가 하는 삶의 비애가 느껴지기도 한다.
유별나게 벌~건 곱슬머리에 빨강 립스틱, 반짝이는 황금색 원피스(아마도 이러한 차림새는 일반인들에게 가수의 전형적인 기표로 남아있다)를 걸치고 노래하는 앵앵이양의 모습이 그렇게 보기 편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앵앵이양이 그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사회의 욕망의 구조와 그 좌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물론 작가는 자신과 동일시한 여인이라고 하지만).
앵앵이양은 한 가정의 귀여운 딸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부모님의 바램대로 착실히 공부하여 S대 법대를 들어갔지만 어릴 적부터의 꿈인 가수가 되기 위해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오디션에서 타고 난 음치임을 확인한 그녀는 그 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데 대한 실망과 충격에 식음을 전폐하고 몸져누우나 ‘현실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고시를 준비 중인 같은 과 친구에게 관객을 돈으로 사면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행사를 어렵사리 치른다. 그러나 이미 약속한 관객에 대한 지급비와 공연장 임대료를 충당하지 못하고 결국 마지막 수단으로 로또 복권에 희망을 건다.
다소 희화적인 이미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충무로영상센터 쇼룸 공간과 모니터를 활용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이 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