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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다국적예술영화]헤어드레서
  • 드라마  |  2011  |  0분  |  독일
  • 감독 도리스 되리
  • 등급 전체
  • 상영일 : 2011.08.12

작품리뷰

 

“베를린의 겨울, 화사한 그녀”

- <헤어드레서(2011, 도리스 되리)>

그녀는 초고도비만의 헤어드레서다. 그냥 비만이 아니다. 그냥 고도비만도 아니다. 초, 고도, 비만의 중년여성이다. 특수분장의 힘을 빌지 않고 진짜 초고도비만의 배우가 영화의 여주인공을 맡기란, 게다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초고도비만의 엉덩이를 정면으로 보여주기란, 그리고 이 여주인공을 바라보는 심정이 슬프거나 안타깝지 않을 수 있기란, 도무지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고 표현해야 적당한 걸까? 처음에는 목 윗부분의 예쁜 얼굴에 안타까움이 뭉클 솟아났지만, 딸에 치이고 취업에 좌절하는 그녀의 인생이 저릿하게 그려지지만, 그녀를 초고도비만이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 미안해질 정도로 그녀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비만 여성이라는 데 있지 않다. 그녀는 스스로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도 화사하게 만들 능력이 있는 재주 많은 헤어드레서다.

도리스 되리는 <파니 핑크(94)>로 유명한 여성 감독이다. <파니 핑크>의 파니는 남자를 찾느라 전전긍긍한 스물아홉의 주책스러운 여자다. 그리고 15여 년이 흘러 <헤어드레서>에서는 돈을 벌려고 전전긍긍한 사십대의 주책스러운 카티가 있다. 도리스 되리가 그리는 여성들은 얼마간 주책스럽다. 그리고 나름의 연령대와 조건에서 필연적인 듯 따라붙는 비애를 뛰어넘을 에너지를, 이방인 친구로부터 힘을 얻게 되는 과정에서, 자가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사랑스럽고 유쾌하다. 이방인 친구는 그녀들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파니에게는 흑인이자 게이인 주술사 오르페오가 있었고, 카티에게는 베트남에서 베를린으로 몰래 숨어들어온 남자가 있다(이 역을 맡은 배우는 김일영이라는 한국인이다. 독일에서 유명한 뮤지션이라고 한다).

그녀들을 주책스럽고 흉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실제로 그 사람들이 그녀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힘을 갖고 있어서 그녀들이 비애를 겪게 되는 것이고, 이방인 친구들은 그녀들의 인생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녀들을 주책스럽게 몰지 않고 흉물스럽게 만들지 않으면서 본성을 찾아 자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특히 <헤어드레서>의 카티에게는 딸 줄리아와의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촉매가 되면서 카티의 인생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계기를 제공한다.

<파니 핑크>보다 <헤어드레서>에 와서는 이방인의 존재를 더욱 광범위하게 그리고 있다. 중국식당을 운영하던 중국인들, 그녀가 취업하려던 헤어 살롱에서 일하는 동아시아계 여자, 베트남에서 밀입국한 남녀들, 그녀가 사는 아파트의 이웃인 인도인 등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이것은 독일 사회속의 이민족들의 층이 다양해진 만큼 이방인들이 독일 사회에 주는 자극이 다양해진 탓일 것이다. 파니가 주술사 오르페오에게서 심리적인 위안과 격려를 얻는 정도였다면, 카티는 이방인이 운영하는 헤어 살롱에 취업을 하면서, 이방인들의 본질적인 삶의 영역에 개입해서 삶의 전환점을 직접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독일 주류사회의 관계에서는 밀려나지만 이방인들의 네트워크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가게 된다.

어떤 측면으로는 그녀 자체가 이방인이다. 그녀는 이혼하면서 고향인 베를린으로 돌아온 것으로 이야기된다. 그녀가 사는 곳은 고층 아파트인데, 베를린에서 고층아파트란 한국에서처럼 고급 주거지가 아니다. 주로 구 동베를린 지역에 위치하고 현재는 이민자가 주로 사는 일종의 빈민가이다. 그녀의 직장 동료들이나 이웃주민들은 전부 이방인들로서 그녀의 화사함을 한껏 일깨우고 북돋워주는 존재들이다.

사실 그녀는 원래 화사했다. 영화의 배경은 가을과 겨울의 베를린인데 이 시기 베를린은 광량이 상당히 부족한 때다. 그러나 영화의 화면은 그리 을씨년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녀의 옷차림 때문이다. 새빨간 원피스에 새파란 코트, 진녹색의 몸매가 드러나는 니트 원피스, 게다가 형형색색의 커다란 과일 모양 액세서리 등 자신을 비추어주는 빛이 부족해도 자체로 화사하기 이를 데 없다. 그녀는 환영받지 못하는 몸매라도 숨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관객은 그녀의 몸매에 대한 인상이 바뀐다. 아침이면 창문에 끈을 매어서 겨우 지탱해 일어나던 둔중한 엉덩이는 땡땡이 무늬 밝은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날렵한 엉덩이로 변모했다. 원래 화사했지만 암울해 보였던 그녀는 자기의 이웃과 동료를 찾음으로서 경쾌하고 부러움을 자아내는 그녀로 변모했다.

- 글 : 이현정 다큐멘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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