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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상이론 No.308
송경원 지음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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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미동에는 2012년 시작되어 15년 가까이 이어져 온 교육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 <얼룩이 번져 영화가 되었습니다>의 저자인 송경원 영화평론가가 진행하는 ‘영화구경꾼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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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원 평론가가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두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준비해 온 이야기의 절반도 다 전하지 못한 채 강의가 끝나는 일이 많았죠. 만약 시간 제한이 없었다면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이야기를 이어갈 것만 같았습니다. 수업을 마치는 그의 얼굴엔 늘 아쉬움이 묻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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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동안 중단되었던 대면 수업이 오랜만에 다시 열렸을 때의 일입니다. 강의가 끝난 뒤 송경원 평론가가 수줍게 물었습니다. 참석자들의 이름이 적힌 출석부를 가져가도 되겠냐고요. 기념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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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관련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이 책이 그런 경험들을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영화의 중력을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저자가 지난 15년 동안 영화 속으로 깊이 들어가, 영화가 건네는 말에 반응하며 맺어낸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영화를 향한 숨길 수 없는 애정이 가득 담긴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강의가 어떤 형태든, 영화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했던 송경원 평론가의 말이 진심이었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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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보니 남은 건 온통 사랑이다. 한때 사랑이란 단어가 어색하고 민망해 피해왔던 적도 있다. 지금 다시 내가 마음을 쏟았던, 내 마음에 얼룩을 남겼던 영화들을 돌이켜 보니 그 모든 교차점이 하나의 형태로 정리된다. 어쩌면 영화는 에둘러 표현하는 게 익숙한 이들의 안식처일지도 모르겠다. p.340 '에필로그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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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28편의 비평문이 담겨있습니다. 저자는 영화의 서사에서 시작해 영화의 사회‧문화‧역사적 배경과 맥락, 그리고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까지 깊이 있게 파고들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영화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다가도, 영화가 보여주는 자기기만에는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습니다. 어떤 글이든 읽다 보면 결국, 다시 영화를 꺼내 보고 싶어집니다.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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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깊이 반응하며, 영화가 건네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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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미동 마지막 ‘영화구경꾼들’ 강의가 10월 27일, 오!재미동 극장에서 열립니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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