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No.265
클레어 키건 지음
다산책방
선정과 글. 황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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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아일랜드의 한 수녀원이 운영했던 ‘막달레나 세탁소’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이야기는 경제불황으로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는 아일랜드의 어느 소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 에드워드 펄롱의 시선을 따라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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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렇지, 펄롱은 생각했다.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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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12월 어느 날, 펄롱이 수녀원으로 석탄 배달을 나가면서 시작된다. 마을에는 수녀원에 대한 무성한 소문이 있었지만 수녀원의 권력 앞에서 그것들은 금방 사그라들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그 소문의 진실 앞에 선 펄롱은 깊은 고뇌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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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짧고 간결한 문체로, 가족의 안위와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펄롱의 심리를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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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롱은 불안한 걸음을 계속 옮겼다. 더블린 말씨의 여자아이가 빠져 죽고 싶으니 강으로 데려가 달라고 했고 자기가 거절했던 것을 생각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샛길로 들어갔다 길을 잃었던 것, 그날 저녁 안갯속에서 숫염소를 데리고 있던 기이한 노인이 엉겅퀴를 낫으로 베며 이 길이 어디든 가고 싶은 데로 데려가 줄 거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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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내적 갈등과 고민 끝에 결국은, 겨울바람보다 더 차가운 사람들의 무관심과 외면을 뚫고 인생의 전부를 잃을지도 모르는 선택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을 따라가 보길 바란다. 그 끝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끌어안는 동시에 좀처럼 쉽지 않은 선택을 하는 한 남자로부터 깊은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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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클레어 키건이 쓴 ‘기억할 만한 지나침’에 관한 이야기다. 아니, 긴 시다. ...(중략)...나는 단숨에 읽고 앞으로 가서 다시 읽었다. 타인에 대한 숙고가 자기 회복에 이르는 점층 구조의 신비에 빠져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동요하지 않음이라는 견고한 세계가 무너진 자리에서 광물처럼 빛을 내는 삶의 진실을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다. 추천사 (은유, 르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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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오웰상 소설 부문 수상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제 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 2024년 12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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