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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재개관과 더불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는 충무로 영상센터와 함께 첫
번째 ‘이 달의 추천 DVD 구사일생’의 화두는 ‘봄’이다. 봄은
일년을 사계절로 나눌 때 첫 번째 순서이다. 보통 우리나라와 같은 북반구에서는 3,4,5월이라 보며, 대체로 기온이 온화하고 바람과 햇살이 따뜻하지만, 그에 비해 날이 매우 불안정하고 일교차가 심한 편이다. 겨울이 지나고
날이 따뜻해지면서 푸른 잎이 돋아나고, 꽃들이 피어난다. 더
이상 두꺼운 옷을 입지 않아도 씩씩하게 걸어 다닐 수 있을 것이다. 마치 특별하게 변하는 것이 없더라도
무언가 새로운 시작이 다가올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봄은 그렇게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찬란한 날씨 덕분에 슬프고, 고독하고, 우울한 삶은 더 깊은 나락으로 빠질 지도 모를 일이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봄의 기운, 그와 함께 선정된 DVD 다섯 편을
살펴보자.
317. 별의 목소리 (ほしのこえ/The voices of distant star), 신카이
마코토 (しんかい まこと/Makoto Shinkai) 사랑과 시간과 거리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목소리가 그에게 도달하기까지 8년의
시간이 걸린다 해도, 아무도 없어, 대답이 없어 눈물이 난다
해도 그녀는 ‘나는 여기에 있다’고 속삭인다.
1213. 소나기,
842. 프라하의 봄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필립 카우프만 (Philip Clarke Kaufman ) 당신의 삶은 그렇게 가벼운데, 나의 삶은 한없이 무겁기만 하군요. 우리 모두는 참을 수 없는 각자의
무게들로부터 자유롭고자 떠도는 영혼들.
960. 쓰리시즌 (Three Seasons), 토니 뷔 (Tony Bui) 하얀 연꽃 밭과
은둔하는 시인의 노래, 씨클로가 다니는 거리의 풍경과 순수한 눈빛들,
흰 아오자이를 입고 빨간 꽃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소녀는 바로 그 곳에 있었다. 세상에
모든 화해와 용서의 동화 같은 이 영화, 무척이나 아름다운 2시간이다.
1071. 라스트 데이즈 (Last Days), 구스 반 산트 (Gus Van Sant) 위치를 알지 못하고
떠다니는 사람들과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말이 사라진 시간. 고독해서 잔인한 봄과 아주 조용한 혼란의
남은 며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