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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오!재미동 아카이브에 구비하고 있는 DVD를 특별하게 골라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년 6회에 걸쳐 매회 5편씩의 영화를 골라 추천해주는 코너!

추천 DVD

어떤 사람은 데이트가 있을 때에나 영화를 보고, 어떤 사람은 쉴 틈이 나면 영화부터 보고, 어떤 사람은 짤막한 영화 예고편은 재미있어도 풀타임 영화는 지겨워서 못 보겠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예닐곱 시간 되는 연작 다큐멘터리도 앉은 자리에서 계속 봐야 직성이 풀리고, 어떤 사람은 다른 누구와는 영화를 함께 보고 싶지 않고, 어떤 사람은 혼자서 영화관에 가는 것이 창피하다고 한다.

영화는 취향이고 습성이다. 영화를 보는 올바른 방법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백인백태(百人百態)가 가능한 개별적인 경험이다. 그런데 개인들의 경험을 모아보면 뚜렷하게 겹치는 영역이 생기게 마련이다. 유난히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고 영화감독이 있고 영화음악이 있고 영화의 한 장면이 있다. 심지어는 그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까지도 뇌리의 어느 구석에 영화의 어떤 것이 존재하기도 한다. 영화는 재생 시작점부터 끝점까지 놓치지 않고 모두 봐야지만 기억에 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는 오재미동의 아카이브 목록 1번부터 300번까지 중에서 사람들이 즐겨 말하고 즐겨 떠올렸던, 기억에 남는 영화들 다섯 편을 골라보았다.

첫 번째는 [NO.18]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 (1962, 프랑스, 아네스 바르다 감독)>이다. 시각이 중심인 예술 매체로서 영화는 종종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로 취급되어 왔다. 파리라고 하면 에펠탑 이상의 것을 떠올리기 힘들었던 시절에도 파리는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곤 했다. 이 영화는 파리라는 도시의 골목골목을 숨김없이 아름답게 보여준다. 예민하고 감정이 변덕스럽고 남의 이야기에 잘 휩쓸려서 미신과 징크스가 많은 아름다운 가수 클레오, 불길해 보이는 타로 점괘에 지레 겁을 먹고 죽을 병에 걸렸다고 믿게 된다. 불안에 휩싸여 목적 없이 돌아다니는 파리 시내의 곳곳에서 클레오는 파리 사람들의 잡담을 듣고 파리 사람들의 일상을 본다. 클레오의 불안을 감싸는 파리는 거대하지 않으면서 인간적이다.

두 번째는 [NO.70] <구품지마관(1994, 홍콩, 왕정 감독)>이다. 속칭 주성치 영화. 90년대 주성치는 그만의 코미디풍()을 확립하면서 독보적인 배우이자 감독으로 떠올랐고, 당시 한국에서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른 홍콩영화들과 맥을 달리하는 매니아층을 형성했다. 주성치 영화는 간략한 줄거리라든가 배우나 스태프 등의 사전 정보가 전혀 필요 없다. 주성치 영화는 그저 주성치 영화이기 때문에 봐야할 이유가 있었다. 주성치 영화들이 서로서로 특징 없이 뒤섞여 구분이 안 된다고 해도 문제가 아니다. 싱겁기 짝이 없고 허황되기 짝이 없고 앞뒤 안 맞기 짝이 없는 그의 코미디를 보다 보면, 주성치는 참 잘 생겼고 참 똑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의 영원한 파트너 오맹달과 다시 한 번 짝을 이뤄 작은 코미디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세 번째는 [NO.88] <금지된 장난(1952, 프랑스, 르네 클레망 감독)>이다. 영화보다 영화음악이 더 유명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나르시소 예페스의 기타연주곡 로망스는 본래 이름보다 금지된 장난의 영화음악으로 더 알려지게 되었다. 전쟁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전쟁 영화는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 영화는 아이의 불행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서도, 전쟁으로 인한 죽음을 추모할 수 없는 전쟁의 아이러니를 말하고 있다. 아이들이 만든 짐승들의 묘에는 이름이 다 붙어 있지만 전쟁에서 죽은 이들의 묘에는 이름마저도 다 붙여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한 감정에 자동적으로 연결되어 울리는 영화음악의 위력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네 번째는 [NO.248] <맨하탄(1979, 미국, 우디 알랜 감독)>이다. 우디 알랜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패러디하는 수다쟁이 감독이다. 이 감독의 신작을 계속 기대하는 이유는 내가 얼마나 기만적인지 한번 봐봐라고 떠들어대는 그의 태도는 기만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공적으로 드러나서 평가를 받는 위치에 놓이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포장되어 드러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우디 알랜은 그런 당연한 욕망 없이 도마 위에 덤덤히 자신을 얹어 놓고 실컷 웃어도 좋아, 라고 말하니 우리는 실컷 웃게 된다. 뉴욕은 캐리 브로드쇼의 도시이기 이전에 이미 우디 알랜의 도시였고, 뉴욕의 지성은 마치 여섯 살짜리들처럼 참 유치하게 연애하고 논다. 그러니 그들이 논하는 예술의 논평은 듣거나 말거나 그저 잡담으로 흘러갈 뿐이다. 그래도 그것이 뉴욕의 풍미다.

다섯 번째는 [NO.281] <바그다그 카페(1988, 미국, 퍼시 애들론 감독)>이다. 90년대에는 영화잡지가 인기였고 영화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이 인기였고 영화와 관련된 모든 것이 유행이었다. 새벽 영화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주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 사흘 걸러 한 번씩 꼭 나오는 음악이 이 작품의 “Calling You"(제네타 스틸)였다. ”I'm calling you. Can't you hear me. I'm calling you. I know you hear me."라는 가사는, 모래 바람 풀풀 날리는 영화의 공간에서만이 아니라, 빼곡하고 밀집되어 살고 있는 한국의 인생들에게도 끝없이 반복하게 되는 주술과 같은 문장이었던 것 같다. 마치 마술과도 같이 사막의 카페에 스며들어 온 야스민의 존재가 늘상 소리 지르며 화를 내던 브렌다를 변화시킨 것처럼, 사는데 지치고 관계에 힘든 누구라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오래된 영화의 가치는 기억이 좌우한다. 그것은 영화란 영화사나 영화학이나 영화 평론의 대상인 것보다 더 중요하게 개인에게는 개별적인 취향이자 습성의 대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서가에서 한때 열광하며 읽었던 책을 발견하는 기쁨은 책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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