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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오!재미동 아카이브에 구비하고 있는 DVD를 특별하게 골라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년 6회에 걸쳐 매회 5편씩의 영화를 골라 추천해주는 코너!

추천 DVD

신년이다. 해가 바뀌면 애인을 만든다거나 결혼을 한다거나 하는 새로운 계획들이 쏟아진다.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간만에 만나는 어른들은 결혼이 늦고 있는 젊은이들을 압박하기 일쑤다. 결혼을 해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인연을 맺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인생의 곡절을 함께 겪어나가야 진짜 인생을 사는 거라고.

결혼을 한다는 것은 개인의 일생에 매우 중요한 일이고, 결혼 후에 펼쳐지는 인생의 국면이 한 인간을 성숙하게 한다는 점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 부부가 되고 부모자식 관계가 되는 것은 누구나 다 하는 쉬운 일인 듯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종류의 관계들을 포괄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복잡미묘한 것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지 않으면 진짜 인생을 알 수 없다는 것에는 강력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이견에 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일본의 영화감독인 오즈 야스지로(小津 安二郞)이다.

 

일본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3대 거장으로 구로사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가 꼽힌다. 세 감독 다 자기만의 작품세계가 뚜렷하지만 이 중에서도 오즈 야스지로는 특히 근대화로 이행하는 시기의 가치관의 변화를 가족 관계를 통해 세밀하게 그려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03년에 태어나 1927년 첫 작품을 감독했고, 1962년까지 총 52개의 작품을 연출한 후 1963년 사망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는 점이다. 그는 많은 작품의 각본 혹은 각색을 직접 했는데, 그의 주인공들은 가족 관계 속에서 서로 다른 세대의 사고방식이 갈등을 일으키고 수용하면서 해소해 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의 영화에는 마치 우리나라의 일일드라마처럼 가족들이 모두 둘러앉아 식사를 하거나, 아침에 출근하는 가족들을 배웅하거나, 저녁에 귀가하는 가족들을 맞아들이거나 하는 일상적인 모습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의 이름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음은 오즈 야스지로의 다다미 쇼트라고 하는 카메라 시점의 명칭에서도 알 수 있다. 다다미 쇼트란 일본 서민 가정의 일상을 담기에 가장 적합한 카메라의 위치를 말하는데, 주로 다다미방에 앉아 있는 화면 속 인물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있는 듯한 낮은 각도가 특징이다. 입식 문화의 서양 영화에서는 매우 낯설게 보일 낮은 시점은 오즈의 영화를 국제적으로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가 만들어낸 가족관계는 드라마틱하지 않으나 면밀한 관찰과 통찰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가 표현하는 인물들은 큰 움직임 없이도 감정선을 건드린다. 그가 그리는 이야기는 일본의 특정한 시대를 사는 소시민들의 가치관을 대변하고 있으나, 가족의 해체를 말하면서도 여전히 가족이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현재 탈근대의 한국 관객들의 가치관을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작품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도쿄이야기(53)>이다. 도쿄에 아들과 딸이 살고 있는 노부부가 자식들을 둘러보기 위해 도쿄에 오는데, 정작 아들과 딸은 자신들의 삶에 바빠서 부모를 돌보는데 소홀하다. 정작 전쟁에서 죽은 막내아들의 아내였던 며느리가 노부부를 진심을 다해 보살펴준다. 노부부는 미묘한 감정을 품고 고향에 돌아오고, 얼마 되지 않아 할머니가 죽음을 맞이한다. 임종을 지키러 내려온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 참 쓸쓸하다. 오즈의 영화에는 악인이 없다. 단지 안타까움 가득한 상황이 있을 뿐이다. (!재미동 아카이브 no. 172)

 

두 번째 작품은 <동경여관(35)>이다. 한창 전쟁을 치르느라 국민의 대부분이 가난에 허덕이고 있을 때, 일자리를 구하러 돌아다니는 아버지와 어린 아들들이 주인공이다. 전쟁 이후의 영화들이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계층을 주로 다룬 것과 달리, 이렇게 극심한 빈곤 때문에 벌어지는 비극을 다룬 작품도 있다. 한 여관에서 만난 어머니와 어린 딸은 이 삼부자에게 가족이 복원될 듯한 희망을 주다가 어느덧 비극의 원인이 되어버린다. 대사보다는 영상으로 더 많은 말을 해야 하는 무성영화답게 영상이 아름답고 아련하다. (!재미동 아카이브 no. 173)

 

세 번째 작품은 <피안화(58)>이다. 오즈의 작품에는 결혼식과 장례식이 중요한 장면으로 자주 등장한다. 이 작품은 결혼식으로 시작해서 또 다른 결혼식으로 끝나는데, 자유연애와 결혼관에 관한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의식 차이와 갈등을 다루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친구 딸에 대해서는 자유연애를 통한 결혼을 칭송하다가도 자신의 딸에 대해서는 결혼 상대를 자신도 모르게 구했다고 해서 화를 내며 반대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오즈의 영화는 주로 부모 세대가 자식들의 변화된 가치관을 의식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동 아카이브 no. 857)

 

네 번째 작품은 <청춘의 꿈은 어디에(32)>이다. 이 작품도 전쟁 시기의 무성영화로서 <동경여관>과는 사뭇 다르게 상당히 코믹하게 그려진 청춘물이다. 놀기 좋아하고 공부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는 테츠오와 절친한 친구들을 중심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과 결혼을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서로 시험지를 보여주고 베끼는 사이에서 사장과 부하직원의 사이가 되고, 본의 아니게 한 여인을 두고 경쟁관계에 놓이기도 한다. 코믹한 터치이지만 청춘들이 겪는, 미래와 우정과 사랑 등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을 골고루 진지하게 보여준다. 씁쓸하지만 슬프지는 않고, 흐뭇하면서 애잔하게 상반된 감정을 자극한다. (!재미동 아카이브 no. 1990)

 

마지막 작품은 <가을햇살(60)>이다. 후기 작품으로 갈수록 자식을 결혼시키는 부모의 이야기를 뼈대로 한 스토리가 많아지는데, 이것도 혼자 남을 어머니를 걱정하며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딸과 거짓말을 해서라도 자식의 행복을 추구하고 싶은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비슷한 구조의 <피안화>와 비교하자면, 자식 세대의 변화된 태도에 반응하는 자신의 모순된 모습에 당황하는 부모가 아니라, 부모의 노년을 걱정하는 자식의 모순된 태도에 당황하는 자식의 모습이 나온다는 점이다. (!재미동 아카이브 no. 1992)

 

오즈의 작품을 연달아 보게 되면 수십 년에 걸쳐 같은 배우들이 계속 출연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일례로 앞의 다섯 작품에 모두 출연하고 있는 남자배우가 있는데 그는 <도쿄이야기>의 주인공 할아버지로 나왔던 류 치슈이다. 그는 <동경여관>에서는 단역인 경찰 역으로, <청춘의 꿈은 어디에>에서는 주인공 테츠오의 친구들 중의 하나로, <피안화>에서도 주인공 히라야마의 친구들 중의 하나로, <가을햇살>에서는 주인공 딸의 큰아버지로 나왔다. 이것을 찾아보는 것 또한 관람의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이현정 다큐멘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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