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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방구석 잉여의 스페이스 오딧세이-<불청객 리뷰>
  • 드라마  |  2010  |  0분  |  한국
  • 감독 이응일
  • 등급 15세
  • 상영일 : 2011.04.15~2011.04.30

작품리뷰

방구석 잉여의 스페이스 오딧세이

- <불청객(2010, 이응일 연출)>

대놓고 B급임을 주장한다. 공간적 배경은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대우주, 시간적 배경은 당신이 디씨인사이드에 들락거리는 현재, 그러나 놀랍게도 예산은 고작 2000만원, 그리고 더욱 놀랍게도/혹은 당연하게도 제작기간 무려 5년. 예산은 많을수록, 제작기간은 짧을수록 좋으련만, 딱 반대로 가버린 영화다. 배우들은 가장 그 인물로 살아온 기간이 긴 순서대로 뽑기라도 한 양 고시생과 백수의 연륜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CG는 조카의 색칠 공부 같고, 우주 장비는 비닐 돌고래와 찢어진 우산. 게다가 포스터에는 정중앙을 크게 가로질러 “은하계를 가로 / 지르는 허튼소리“라고 써 놨다. 구태여 ”가로“와 ”지르는“을 붙이지 않고 떨어뜨려놓은 탈문법이 핵심이라기도 하듯.

첫 장면에 “이 영화를 디씨인사이드에 바친다”라고 했다. 영화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는 대한민국 루저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놀이터이며, 잉여 감성 충만한 B급 문화의 온상지이며, 지상 최대의 점조직인 청년 백수들의 소통망이다.

만성적인 청년실업의 시대에 “취업준비생”이라는 이름은 여러 가지 의미로 읽힐 수 있다. 백수, 잉여, 루저(loser), 뭘로 읽든지 간에 희망적이기 보다는 열패감으로 범벅된 식은 죽의 맛이다. 고시촌에서 시들어가거나 알바로 연명해야 하는 청춘들에게 사는 의미란 무엇일까? 손톱만한 지우개에 연연할 만큼 소심해지고, “울밑에 선 봉선화”가 반복되는 음악처럼 처량하다. 자기학대는 물론이요, 상대방을 공연히 미워하게 된다.

안 그래도 자괴감에 괴로운데 난데없이 우주괴물이 나타나서 아픈 곳을 콕콕 집어 쑤신다. 성공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애기도 낳고 사회에 필요한 존재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성공한 사람을 시기나 하면서 노력도 안 하고, 집에 처박혀 결혼도 안 하고 애기도 안 낳고, 지구에서 쓸데없이 공간만 차지하고 있다”며 함부로 수명을 강탈해 가려고 한다. 한 마디로 그렇게 살지 말고 일찍 죽지? 하는 말이다.

아무리 기죽어 사는 잉여라지만, 그렇게 사느니 사라지라는 말에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니들이 디씨를 알아? 그것도 모르면서 잘난 척 하지 마! 이렇게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태도로 변모하는 것은 모멸감의 순간이다. 서툰 연기와 저렴한 CG를 무기로, 그리고 웃음이 터지는 돌고래 전함(입으로 빵빵하게 불어서 듬직!!하다)을 타고 필사적으로 세상의 무례함과 싸운다. 심야의 한국에서 최대의 점조직으로 부상한 백수들이 이제 우주 최강의 점조직으로 도킹하려는 야심까지 드러낸다. 그런 문화를 배양하고 그 거점이 되어줄 디씨에게 이 영화가 헌정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젊은 세대의 절대 다수가 프리터로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뉴스를 보면 일본의 프리터도 생각만큼 많지 않으며 일본 사회에서 제구실 못하는 천덕꾸러기 젊은이들로 취급된다. 숫자상으로도 다수라고는 할 수 없는데도 다수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소설가들이 사회의 언저리에 놓인 잉여적 감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 일본의 상황을 잘 모르겠지만 소설가라는 처지가 프리터와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 그것을 표현하는 문화적 산물을 많이 내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잉여의 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계획과 지속적인 노력이 관건이 아니라는 말이다. 앞으로도 잉여는 외곽에서 더욱 필사적으로 사회를 그려낼 수 있다. 디씨 내부의 문화 산물들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으나, 디씨적인 감성으로 <불청객>과 같은 영화가 만들어지면 더욱 공공연하고 광범위하게 잉여적인 감성을 공유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희망이 느껴지고 즐거움이 생긴다.

그런데 진식이 형은 어디로 간 거예요?

 - 글 : 이현정 다큐멘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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