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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GV

오!재미동의 상영전을 통해 여러 분과 만났던 작품들의 리뷰가 모아져 있습니다.
GV에는 보통 감독님들이 오십니다. 감독과 관객이 소규모 극장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들, 시간을 담아둔 공간 입니다.
  • 네 좀비 이웃을 두려워 말라-<이웃집 좀비 리뷰>
  • 드라마  |  2009  |  0분  |  한국
  • 감독 오영두 외.
  • 등급 19세
  • 상영일 : 2011.04.16~2011.04.30

작품리뷰

네 좀비 이웃을 두려워 말라

- <이웃집 좀비(2009, 장윤정, 류훈, 홍영근, 오영두 연출)

어린 시절, 특히 여름날 아이들이 옥상 구석이나 주차장 구석에 무릎을 맞대고 모여 앉으면 자주 무서운 이야기 경연을 벌이곤 했다. (그 나이야 사랑 이야기에 관심이 생기기 전이었고, 그럴 때면 무서운 이야기가 최고였다.) 그런데 무서운 이야기로 시작해서는 매우 비약적이고 매우 허무맹랑하고 매우 어이없는 이야기, 주로 우주를 수영장처럼 누빈다던가, 알지도 못하는 초자연적 현상을 거침없이 지어낸다던가, 아무튼 거짓과 상상의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를 뻔뻔하게, 진지하게, 능숙하게 하는 아이가 꼭 있곤 했다. 무릇 이야기의 기본은 개연성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 아이들이 자라면 어떻게 될까? 그런 게 어딨냐며 야유를 받더라도 개의치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상상력을 믿고 지킬 줄 아는 아이였다면, 허황되어 보이는 상상력에다 인간적이고, 설득적이고, 마음까지 움직이는 이야기가 스며들게 할 줄 알게 되었다면, 콧물을 뿌리며 생판 말도 안 되는 얘기만 늘어놓던 아이가 꽤 근사한 좀비영화를 만들게 된다는 것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일이다.

좀비란 “살아있는 시체”를 말한다. 이건 정말 앞뒤가 안 맞아도 대놓고 안 맞는 말이다(뻔뻔). 그런데 좀비가 처음 영화에 등장한 것은 1932년이라고 하니(<화이트 좀비>), 근 1세기 가까이 영화사에서 좀비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능숙). 좀비는 마치 드라큘라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인간의 변종으로서 인간 사회의 어떤 면모를 흉측하게 드러내며 거울 역할을 한다(진지). 2009년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한 <이웃집 좀비>는 난데없이 외부에서 공격해오는 미지의 좀비가 아니라, 이웃의 누군가라도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변할 수 있는 인간의 변종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생긴 건 달라도 우리는 이웃사촌”이니까!!!(좀비영화 답지 않게 훈훈한 느낌으로 디자인된 포스터의 문구) 하지만 이웃사촌치고 가까이 하기 너무 어려운 이웃이다. 죽고 사는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널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어야 하는 양자택일의 기로에서 좀비는 앞뒤 없이 사살되고 전멸되어야 하는 대상이 된다. 가까스로 살아남아도 좀비 전력은 그의 목을 죄고 있으며, 게다가 피해자연할 수도 없이 복수의 대상까지 되어야 한다. 이 영화의 여섯 개의 에피소드는 각각 완결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여섯 개가 순서대로 모여야지만 전지구적 재앙이 된 좀비의 탄생과, 피가 튀고 살이 튀는 생존의 격투와, 그 와중에 이익을 계산하는 비인간적인 속성과, 결코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는 복수의 사이클이 큰 이야기로 연결된다.

특히 다섯 번째 에피소드인 “그 이후…… 미안해요”는 사회시스템에 의해 배제된 이웃이 어떤 이유로도 다시 이웃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경우를 설득력 있게 그린다. “우린 감염시켰을 뿐 누구도 죽이지 않았어. 죽인 건 너희들이야.”라고 좀비들이 외쳐보지만, 인간은 불가항력의 좀비도 한순간이나마 좀비‘였던’ 인간도 허용하지 않는다. 인간이 보는 좀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좀비가 보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임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제작진은 좀비라는 존재를 대상화하는 관심에서가 아니라 좀비의 감정과 시선에서 보는 인간을 영화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매우 수공업적인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각 에피소드들의 연출과 배우들, 그리고 스탭들까지 죄다 서로 중복되고 있으며, 공간은 좀처럼 자취집의 좁은 방을 벗어나지 않고,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CG보다는 사람 손으로 최대한 감당할 수 있는 특수효과를 주로 사용한다. 그들은 좀비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도 당신이고 사회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비난하는 것도 당신이라고, 좀비처럼 어느 방구석에 우글우글 모여 이렇게 영화를 만드는 방식도 살아남아야 한다고, 이웃에 모여 생존을 도모하는 좀비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영화 만드는 좀비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 글 : 이현정 다큐멘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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