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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오!재미동 아카이브에 구비하고 있는 DVD를 특별하게 골라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년 6회에 걸쳐 매회 5편씩의 영화를 골라 추천해주는 코너!

추천 DVD

 이 세상 영화들을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영화뿐만 아니라 이 세상 어떤 예술 장르에서도 동서고금을 할 것 없이 몰두하고 있는 테마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관계의 탐구이다. 인간의 삶을 오롯이 담아내면서 깊이 성찰하고자 하는 작품에서, 인간의 삶을 때론 힘들게 하고 때론 즐겁게 하는 관계의 여러 양상은 결코 빠질 수 없는 내용이다. 어떻게 행복해지는지, 어떻게 불행을 느끼게 되는지, 어떻게 우린 이대로 안 돼”, 혹은 우리 잘 지내고 있잖아라고 말 할 수 있는지,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하기 때문이다.

 

이번 추천 DVD는 다양한 관계를 다룬 영화들 중에서 골라보았다. 관계란, 생겨나고 진전되고 변화하고 정리하는 모든 과정에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차분한 시선으로 지켜보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예술 매체보다도 영화라는 틀이 적합하게 느껴지곤 한다. 다섯 편의 영화 속에 나타난 인간관계의 다섯 측면은 매우 다르면서도 깊은 어디에선가 매우 닮아 있다.

 

첫 번째 영화는 <헤드윅><숏버스>로 유명한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의 <래빗홀(Rabbit hole, 2010,미국)>이다. 그의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질감의 영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아들을 사고로 잃은 젊은 부부 베카와 하우위, 그리고 그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고의 당사자인 소년 제이슨이 책임과 위안 사이에서 나름대로의 슬픔을 견뎌가는 이야기이다. 부부에게 있어서 제이슨은 아들을 죽게 한 원인이다. 아들의 죽음 이후 일상이 온통 어긋나버리고 위태롭게 살아가던 베카가 오히려 제이슨과 교감하게 되고, 의연하게 잘 버티고 있는 듯했던 하우위가 제이슨에 대한 분노로 평정을 잃게 된다. 부재하게 된 관계를 이겨내며 슬픔을 통과하는 데는 저마다의 방법이 있는 법이다. “래빗홀이란 제이슨이 완성해서 베카에게 주려던 그림책의 제목인데, 지금 이 곳에서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통로를 말한다.

 

두 번째 영화는 하비에르 마리스칼, 페르난도 트루에바, 토노 에란도 감독의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Chico & Rita, 2010, 스페인, 영국)이다. 애니메이션이 결코 아동용 장르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새삼 확인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여성의 헤어누드가 등장하지만 애니메이션이라서인지 꽤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럽기까지 하다(그린 거잖아!). 이것은 재즈 피아니스트인 치코와 가수인 리타의 사랑 이야기이자 동시에 이별 이야기이다. 함께 있을 때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헤어져 있을 때는 죽도록 그리워하는, 지켜보기에도 힘든 그런 징한관계가 있다. 치코와 리타는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고, 쿠바 혁명이라는 시대의 사건은 다시 만나야 하는 이 두 사람을 47년간이나 헤어져 있게 만들었다. 영화 전체에 흐르는 흑인 재즈의 선율은 놓칠 수 없는 덤이다.

 

세 번째 영화는 린 램지 감독의 <케빈에 대하여(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0, 영국)>이다. 근래 개봉한 <설국열차>로 인해 한국에서 지명도가 부쩍 높아진 영국 배우 틸다 스윈톤이 주인공이다. 자유로운 영혼이던 에바와 그녀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갖게 된 아들 케빈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엄마와 아들이지만 좀처럼 교감도 소통도 할 수 없는 이 관계는 끝내 무엇으로도 회복할 수 없는 엄청난 비극을 일으키게 된다. 그 비극의 이유는 케빈이 태어나 살았던 16년을 지켜보지 않으면 좀처럼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엄마와 아들이란 세상에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당연히 행복하다고 말하는 관계이다. 그러나 서로 행복한 적 없다고 말하는 이 엄마와 아들. 왜 케빈은 가장 증오하는 엄마만을 세상에 남겨놓은 것일까?

 

네 번째 영화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Rent a cat, レンタネコ, 2010,일본)>이다. <카모메 식당>부터 감독의 전작이 모두 한국에 소개되었고 그녀의 작품 세계를 사랑하는 은근히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다. 인간들에게는 인기가 없고 고양이들에게만은 인기 폭발인 사요코가 주인공이다. 마치 인간과 고양이와의 관계를 이야기할 듯이 시작하는 이 작품은 사실 고양이를 매개로 한 인간과 인간 사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에게서 고양이를 대여해가는 사람들은 모두 외롭거나, 사람에게서 상처받았거나, 사람에게 아무 기대도 하지 않고 살아간다. 저마다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고양이를 빌려가는 것이다. 고양이는 아주 좋은 친구이자 아주 좋은 보상이 되어 주는 것 같다. 그러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중학교 동창을 만난 사요코가 "고양이로도 메울 수 없는 구멍이 있는 걸까?"라고 물을 때, 잊을 수는 있어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근원적인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다섯 번째 영화는 미국의 로맨틱 코미디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을 사람들에게 뜻밖의 쾌감을 선사할 만한 작품으로, 데이빗 러셀 감독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Silver Linings Playbook, 2012, 미국)이다. 한마디로 나사가 풀려도 제대로 풀려버린 남자와 여자의 로맨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조니 뎁이 도저히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사랑스러웠던 오래 전 영화, <베니와 준(1993, 미국)>의 준과 샘 커플에 비해, 이 영화의 팻과 티파니 커플은 오히려 더 현실감 있어서 애틋하기까지 하다. 이 정신 나간, 정말로 정신병원 입원 경력이 있는 팻과 주변으로부터 미친 여자 소리를 들으며 고립된 티파니는 처음부터 한눈에 반하거나 하는 따위의 달달한 로맨스를 보여주지 않는다. 희한하게도 폭력이 난무하는(?) 가운데 어느 틈엔가 어이없게 거대해진 마지막 내기에서 두 사람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면, 정신병의 경계란 나에게서 멀지 않겠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미친 사람들끼리의 관계의 핵심은 '미쳤다'에 있지 않은 것이다.

 

글 : 이현정 다큐멘터리 감독

 

2013년 다섯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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